신부 친구의 하루! 전주웨딩박람회 데이트 제대로 즐겼다
“야, 나 웨딩박람회 가보자~ 진짜 너랑 같이 가고 싶었어!”
신부가 될 친구의 이 한마디에, 나는 주말 아침부터 화장대를 털어 일어났다. 결혼 소식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데, 벌써 박람회를 간다니! 그것도 ‘전주웨딩박람회’라니 뭔가 대단할 것 같았다. 친구는 이미 설렘 가득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의 ‘신부 친구 데이트’는 시작되었다.
전주웨딩박람회 앞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주차장을 찾느라 약간 헤매긴 했지만, 사전 예약자 전용 입장 줄이 따로 있어서 금방 입장할 수 있었다. 친구는 미리 QR코드를 준비해 똑똑하게 입장 완료. 나는 약간 관광객 느낌으로 따라다녔지만, 어느새 나도 결혼 준비를 하는 것처럼 진지해지고 있었으니 참 묘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에 띈 건 화려한 웨딩드레스 부스! 친구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한번 피팅해봐도 돼요?” 하고 물어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카메라 앱을 켜고 “이건 기록해야 해!” 하며 열심히 촬영해줬다. 사진을 찍는 동안 친구는 실제 결혼식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 모습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웨딩드레스 외에도, 스드메 패키지 상담을 해주는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업체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제공하는 구성도 제각각이라 꽤 흥미로웠다. 친구는 몇 군데 업체에서 상담을 받고 견적서를 챙겼고, 나는 옆에서 “이건 혜택이 많아 보여!”라며 같이 고민해주는 친구 모드로 열일했다. 상담해주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경험이 풍부해서, 단순히 ‘정보’만 얻는 게 아니라, 실제 결혼 준비의 감을 잡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포토테이블 부스에서 ‘셀프 웨딩촬영’ 체험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신부 친구답게, “같이 찍자!”는 말에 망설이지 않고 참여했다. 플라워월 앞에서 장난스럽게 브라이덜 샤워 컨셉으로 찍은 사진은 나중에 친구 결혼식날 단체 톡방의 프로필 사진으로 정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박람회는 정보 수집도 했지만, 우리 둘만의 추억도 제대로 남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혼수가전’ 부스였다. 사실 이건 나에게도 은근 흥미 있는 코너였는데, 최신형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고, 몇몇 부스는 신부 친구도 아닌 내가 상담을 받고 있었다는 점… 냉장고나 세탁기의 디자인과 기능, 결혼 전이 아니라도 탐나는 물건들이 한가득이었다. 가전 부스에서는 커플을 위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 중이었고, 친구와 나는 ‘단짝 커플’인 척하며 재미로 참여했다가 소소한 텀블러 선물도 받았다.
또, 전주 지역 인기 웨딩홀 부스들도 많았는데, 모형과 함께 플로어 구성이 잘 되어 있어 친구가 상상하며 비교하기 딱 좋았다. “여긴 너무 호텔 같아서 좀 부담스럽고, 여기는 자연광이 예쁘게 들어서 스냅 찍기 좋을 것 같아”라는 말을 들으며, 진짜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중 한 곳은 당일 계약 시 혜택이 아주 좋아서 친구가 진지하게 부모님과 상의해보겠다고 연락처를 남겼다.
점심시간쯤엔 박람회장 내 마련된 카페존에서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를 즐겼다. 발도 아프고 정신도 살짝 멍했지만, 친구와 나는 “이런 날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서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오후까지 박람회를 즐기고 나오니 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고, 쇼핑백엔 팜플렛과 쿠폰, 작은 기념품들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친구는 “너 아니었으면 오늘 하루 이렇게 재밌지 않았을 거야”라며 고마움을 전했고, 나는 “내가 더 고마워. 이렇게 특별한 날에 함께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결혼은 친구의 몫이지만, 그 준비의 여정은 함께 걸어갈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
전주웨딩박람회는 단순히 정보만 얻는 곳이 아니었다. 친구의 설렘을 함께 나누고, 웃고,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그런 소중한 하루였다. 신부 친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하루, 그리고 누군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할 수 있었던 하루. 나는 그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