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랑 ‘그냥 구경만 가자’고 했던 그날, 우리는 진짜로 인생템들을 잔뜩 챙겨 나왔다. 광주 웨딩박람회, 이건 진심으로 결혼 준비의 판도를 바꾸는 이벤트였다. 웨딩홀부터 스드메, 신혼가전, 혼수 브랜드 상담까지, 나도 모르게 플래너 모드로 돌입했던 하루. 결혼 준비를 앞두고 머릿속이 복잡했던 우리 커플에게는, 말 그대로 빛 같은 하루였다.
웨딩박람회 = 시간 절약 + 혜택 챙기기 + 싸움 방지(?)
신기하게도 광주 웨딩박람회 다녀온 이후로는 결혼 준비로 싸우는 일이 줄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보 비대칭이 사라지니까! 서로 의견 다르다고 티격태격하던 게, 전문가 상담 듣고 직접 비교하고 나니 ‘아~ 그렇구나’ 하면서 납득하게 되는 분위기. 특히 웨딩홀 투어를 다니기 전에 정보를 정리해둔 게 큰 도움이 됐다. 단 하루 만에 광주에서 인기 많은 예식장 리스트를 정리하고, 가격대/혜택/식사 평까지 듣고 왔으니 이보다 효율적인 결혼 준비는 없다.
‘스드메’ 체험, 나보다 신난 건 신랑이었다
웨딩박람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드레스 피팅이나 헤어메이크업 시연을 떠올리지만, 정작 신랑이 더 눈을 빛냈던 코너는 바로 촬영 부스와 정장 피팅. 본인이 주인공인 줄 알고 포즈 잡던 그 모습, 지금 생각해도 웃기다. 각 업체별로 컨셉 촬영 샘플북이 전시돼 있어서, 어떤 느낌의 화보를 찍을 수 있는지도 확실히 감이 왔다. 나는 ‘내 얼굴에 이런 메이크업이 어울리네’ 정도의 깨달음을 얻었고, 신랑은 ‘정장은 역시 어깨 각도’라는 쓸모 있는(?) 교훈을 얻었다.
무료상담 + 계약 시 혜택 = 지갑은 얇아졌지만 기분은 풍족!
사실 나는 웨딩박람회 가기 전까지 이벤트 혜택이라는 말에 큰 기대를 안 했었다. 다 비슷비슷할 줄 알았는데 웬걸, 현장 계약 시 적용되는 할인율이나 사은품 혜택이 진짜 크다는 걸 체감했다. 스드메 패키지를 구성하면서 받은 포토테이블 소품이나, 웨딩홀 계약할 때 추가로 제공된 식권 서비스, 혼수 브랜드에서 상담만 받아도 받았던 소형가전 사은품까지… 정말 ‘참 잘했다’ 싶은 순간들이었다. 물론 지갑은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이 정도면 잘 샀다’는 뿌듯함으로 꽉 찼다.
제일 좋았던 건 ‘결혼 선배’ 상담사들과의 대화
상담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직접 결혼을 준비해봤거나, 수많은 커플을 상대해본 전문가’들이라 그런지, 말 한마디 한마디가 팩트 폭격이었다. 특히 웨딩홀 상담할 때, 예비신랑이 ‘야경이 예쁜 홀이 좋아요’라고 했을 때 상담사가 바로 “야경 보다가 하객들이 밥 식어요~”라고 받아쳤던 순간,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실전에서 오는 노하우가 이렇게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다.
구경만 하러 갔다가 결혼 준비 절반 끝내고 온 후기
광주 웨딩박람회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말 그대로 결혼 준비의 지름길이었다. 웨딩홀부터 스드메, 혼수 상담까지 하루 만에 마무리하고 오니 준비해야 할 목록이 눈에 확 들어왔고,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잘 맞는지도 감이 잡혔다. 무엇보다 예비부부가 함께 움직이면서 대화도 많아지고, 결정 과정도 훨씬 유쾌하게 진행됐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아직 웨딩박람회를 ‘그냥 눈요기하는 행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꼭 한 번 발걸음 해보길 추천한다. 그냥 구경만 하러 갔다가, 우리처럼 ‘결혼 준비 진도 50%’ 달성하고 나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 준비가 점점 재밌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다. 광주웨딩페어 또 열린다면 우린 또 간다. 신랑 말로는 다음엔 사은품만 챙기러 갈 거라고 했지만… 아마 또 이것저것 계약하고 오겠지?
